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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집권 노동당 역사적 대패 득표율 15.3% 3위로 밀려

영집권 노동당 역사적 대패 득표율 15.3% 3위로 밀려

Posted June. 09, 200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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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의 역사적인 대패.(BBC)

8일 개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영국의 집권 노동당이 역대 최악인 15.3%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해 고든 브라운 총리가 거센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노동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15%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1920년대 이후 처음이다. 노동당은 전통적 기반이었던 웨일스에서도 보수야당에 1위를 내주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야당이 28.6%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연합(EU) 탈퇴를 요구하는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2위(17.4%)를 차지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의석의 절반(323석)에서 34석을 더 차지해 다수당이 되고, 노동당은 2005년에 얻은 350석의 40%인 140석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당은 4일 실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34개 카운티 의회 가운데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

이렇듯 노동당이 선거에서 잇단 참패한 것은 한 달 넘게 영국 하원을 휩쓴 주택수당 부당청구 스캔들 때문이었다. 의원들이 자신의 주택비용을 혈세에서 과다하게 청구했다는 언론의 폭로 이후 마이클 마틴 하원의장이 314년 만에 처음으로 사퇴를 발표했고, 여야 의원 20여 명이 차기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브라운 총리의 리더십으로는 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집권 노동당은 자중지란에 빠졌다. 헤이즐 블리어스 지방자치단체장관, 제임스 퍼넬 노동연금장관 등 10명의 현직 장관이 사직서를 내면서 총리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퍼부어댔다. 영국의 선데이텔레그래프는 브라운에 대한 당내 쿠데타는 블레어 전 총리를 추종하는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는 5일 장관 10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유럽의회 선거결과가 발표된 7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반대파 의원 70여 명은 곧 총리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운 총리는 내년 총선까지 12개월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를 버틸 수 있을지가 관심이라고 보도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