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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GM에 하이브리드카 생산기지 설립 요구

산은, GM에 하이브리드카 생산기지 설립 요구

Posted May. 30, 200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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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GM대우에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저()연비 소형차량 생산기지를 한국에 구축해 달라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처럼 재래식 공장 설비로 소형차에 특화하는 구조로는 경쟁력을 높이기 힘들 뿐 아니라 GM이 나중에 한국 내 공장을 중국 등 노동력이 싼 나라로 옮길 수 있음을 염두에 둔 카드다. 산은이 미국 정부의 GM 처리 방안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금지원의 핵심 선결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GM대우 문제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유동성 지원조건은 친환경차 국내생산

지금까지 산은은 GM 본사에 유동성 지원 대가로 경영권을 확보할 정도의 지분 인수 GM의 연구개발(R&D) 센터 국내 이전 호주 생산공장 국내 이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 고위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가장 중요한 요구 사항은 하이브리드카나 연비가 낮은 소형차 같은 자동차의 생산기지를 국내에 설립해 장기적으로 GM대우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분 인수 등의 요구 조건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생산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유동성만 지원하면 GM은 2, 3년 뒤 GM대우 공장을 중국이나 인도 같은 노동생산성이 높은 지역으로 옮기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산은으로선 지원의 실익이 없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GM과의 협상 때마다 일관되게 GM대우를 글로벌 전략에 따른 핵심기지로 만들겠다고 보장해 달라고 요구해왔으며 이번 요구는 그걸 구체화시킨 것이다.

산은 지원하려면 추가 담보 필요

산은은 또 유동성 지원에 앞서 확실한 담보를 제공해줄 것을 GM 측에 요구하고 있다. 새로 지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GM은 28일 산은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GM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은 주식은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GM 본사가 직접 보증을 서거나 공장 등을 담보로 제시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실적으로 GM이 고가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GM대우 선물환 만기를 연장해주는 대가로 채권단이 GM대우 국내공장 3곳을 담보로 잡은 상황이라 GM대우 국내공장의 담보 여력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이처럼 신규 지원자금을 회수하는 장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산은은 다른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신디케이트론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닉 라일리 GM아태지역본부 사장은 28일 산은과의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산은과) 곧 또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협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부품업체 지원방안 마련

자동차 전문가들은 산은의 협상 전략에 대해 위기 극복과 함께 국가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현재 GM대우가 경차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이전되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김기찬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은 현 상태가 지속되면 GM대우는 GM상하이와 계속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친환경차는 카드는 우리가 제안할 만한 좋은 카드라고 말했다.



이지연 장강명 chance@donga.com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