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 간의 언어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말은 정치의 1차적 수단이긴 하지만, 잘 못된 말은 우리의 감성만을 자극해 사안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게 만든다. 예컨대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약속은 모든 것을 대충 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지만 유권자들의 귀엔 달콤하게 들린다. 이번 대선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책 선거가 되려면 말장난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 첫 번째 관건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벌써 그런 조짐이 농후하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경제관에 대해 피도 눈물도 없는 정글 자본주의, 약육강식, 그리고 20%는 잘 살고 80%는 버려지는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공격한 것은 단적인 예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추구하는 시장경제의 토대이지만 매사 명암()이 있듯이 그 부작용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관 중 어떤 부분이 정글의 약육강식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말장난이고 낙인찍기이다.
그는 또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대결을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의 한판 승부라고 규정했다. 구시대의 평등주의와 냉전적 발상을 교묘하게 결합한 이분법이요, 말 폭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 역시 이 후보의 공약은 특권층만을 위한 가짜 경제고 자기 공약은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라고 몰아가고 있다. 경제에 가짜가 있고, 진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도 공직을 맡은 적이 없고, 국가경제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말장난으로 국민의 눈을 속이려 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게다가 이런 말장난을 가치전쟁이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으니 역겨울 따름이다.
한나라당 이 후보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는 정 후보의 공격에 대해 이번 선거는 말 잘하는 세력과 일 잘하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응수했다. 그 역시 말장난에는 말장난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인가. 일 잘하는 세력의 참 모습이 소속 의원들을 모아놓고 대운하공약 주입식 학습에 열을 올리는 것인가. 그 역시 아무런 근거 없이 말로써 상대후보를 낙인찍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