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공무원 사회도 특채 시대에 돌입했다.
과거 고등고시를 통해서만 통과할 수 있었던 5급 공무원 채용에 특채 출신이 고시 출신을 앞지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공채로 임용된 신임 사무관은 244명이었지만, 특채 신임 사무관은 395명이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특허청,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업무 전문성이 두드러지는 부처에서 특채 수요가 높다며 특채는 필기시험만으로 선발하는 공채 출신들에게 부족한 전문성을 보강하는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채를 많이 한 중앙부처 10곳의 5급 특채자 120명 중 박사 학위자는 59명이었다. 또 변호사 35명, 회계사 9명, 변리사 8명, 의사 4명 등으로 대부분 높은 전문성을 앞세워 공직의 높은 문을 통과했다.
전문 공직자의 자부심
요즘 특채 경쟁률은 10 대 1이 기본이다. 전문가들만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경쟁률이다.
공공부문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국가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 그게 제일 큰 이유죠.
지난해 재경부 사무관으로 선발된 변호사 출신 A 씨는 전문가들이 공직에 몰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통상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전공을 활용해 특화된 공공 분야에서 일익을 맡는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했다.
업무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특허청 소속의 한 사무관은 밖에서 변리사를 할 때는 정부가 왜 이것밖에 못하나 욕하는 국민 중 하나였는데, 직접 와 보니 유능한 인재들도 많고 전문성도 높다며 만족스럽다고 했다.
공직자라는 신분상의 안정성도 장점이다.
보이지 않는 벽에 고민
역시 걸림돌은 보수 문제다. 고소득을 보장받았던 이들은 공직에 입문하면서 연소득이 많게는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다. 7년차 회계사 출신의 한 사무관은 회계법인에 있을 때는 연봉이 8000만 원은 넘었는데, 지금은 이런 저런 수당을 합쳐 봐도 절반이 안 된다며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금전적인 문제는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반대로 업무 강도는 세진 편이라는 반응이다. 복지부 사무관 C 씨는 와이프가 일찍 퇴근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늦는다며 푸념할 정도로 일이 많다며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정말 주말 구분 없이 일한다고 전했다.
공채 출신과의 보이지 않는 벽도 특채 출신에게는 부담이다. 최고 10년 이상의 현장 경력을 가진 이들의 평균 나이는 34.4세. 공채 신임 사무관의 평균 나이가 26.4세인 것과 비교하면 경력으로 인한 나이 차가 8년이나 난다.
10년차 경력의 한 사무관은 경력은 승진연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앞으로 승진하려면 10년은 있어야 한다며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사무관도 공채 출신들의 기수문화가 강하긴 강하다며 특별히 소외감을 느끼는 부분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알력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높은 이직률은 단점
공직 생활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격차가 큰 탓에 중도 하차하는 특채자도 적지 않다.
복지부는 지난해 11명을 특채로 뽑아 임용했지만, 이 가운데 3명이 6개월도 못 버티고 퇴직했다.
이 때문에 조직 내에 특채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경부 인사팀 관계자는 평생직장이라기보다는 경력을 쌓기 위해 오는 분들도 있어서 특채 출신은 끝까지 조직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채 출신보다 조직 충성도가 낮다고 평가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법제처 소속의 한 특채 출신 사무관은 특채가 활성화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제야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며 특채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소통의 장도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강혜승 이유종 fineday@donga.com pe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