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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사-공단 최고경영자 3명중 2명꼴 공무원 출신

지방공사-공단 최고경영자 3명중 2명꼴 공무원 출신

Posted May. 05, 2007 08:08,   

1999년 설립된 지방공사인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역대 사장 중 누구도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03년 대전시는 롯데호텔과 롯데물산 이사를 지낸 민간 전문경영인 출신의 이모 사장을 영입했다. A3면에 관련기사

이 사장은 2005년 1월 미국 시애틀의 퍼시픽 사이언스센터 등 3개 도시의 과학체험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해외출장 계획을 세웠지만 출국 하루 전에 대전시가 갑자기 출장에 제동을 걸었다. 시가 주문한 일을 처리하고 가라는 사소한 이유였다.

결국 이 사장은 5개월 후 임기 만료 8개월을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시가 사사건건 지나치게 간섭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 후임 사장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전시 고위 공무원 출신이 선임됐다.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있는 지방공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방공기업은 여전히 퇴직 공무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본보가 103개 지방공사 및 공단의 최고경영자(CEO) 중 공석 등의 이유로 확인이 어려운 8명을 제외한 95명의 경력을 처음으로 분석한 결과 공무원 출신이 63.1%를 차지했다. 한국토지공사나 KOTRA 등 국가공기업 출신이 6%, 민선 지자체장의 참모나 지방의회 의원 등 지역 정치인 출신이 6%였고, 전문경영인 등 순수 민간 출신은 18%에 불과했다.

지자체들은 최근 인사 혁신을 한다며 부적격 공무원 퇴출 방안을 앞 다퉈 발표하면서 한편으론 공기업에 퇴직 공무원을 대거 내려 보내는 사실도 확인됐다.

대구의 경우 4개 공기업 사장과 2인자인 전무이사 8명 중 7명이 대구시 전직 간부 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대구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유일한 민간인 출신이다.

이 자리도 2005년 당시 대구시 간부 공무원 출신인 이모 사장이 임직원들의 아파트 특혜 분양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중도 사임하면서 공모를 통해 민간인을 사장으로 뽑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출자 및 출연 기관에도 공무원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창전문대와 남해전문대 학장 등 교육직도 경남도 고위 공무원 출신이 맡고 있다.

민선 단체장이 선거 후 논공행상으로 선거캠프 출신이나 참모들을 공기업 사장으로 내려 보내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531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출신 공기업 CEO가 2.2%에서 10%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인사 파행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현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본부장을 맡았던 인사가 2004년부터 재직하다가 지난달 연임됐다. 그는 약사 출신으로 금융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물이다.

대전의 경우 전임 시장의 측근이던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이 현 시장이 취임한 뒤 시청 감사까지 받는 등 압력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지방공기업은 1980년 이후 매년 늘고 있고 최근에는 기초단체들도 공기업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행정자치부 이종성 지방공기업팀장은 지방공기업의 설립과 CEO의 임명권이 지자체로 이관돼 중앙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며 CEO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부실 공기업은 퇴출시키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