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이 17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특강에서 참여정부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은 현황 파악만 하고 있다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참여정부의 협의체 의사 결정 시스템에 대해서도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
이 회장의 발언대로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일부 장관들도 대통령과 자주 독대()를 하지 못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없다면 정작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
이 회장이 2003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2년여 동안 산자부 장관을 지낸 점에 비춰 볼 때 그의 발언은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선 노무현()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있는 386 비서관 그룹을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주요 일정을 관리하고 의사 결정을 돕는 의전비서관실과 국정상황실, 대통령 메시지 관리 분야 등 주요 포스트에 전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과 가까운 40대 비서관들은 이달 초 민정, 인사,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으로 대거 승진해 노 대통령의 각별한 총애를 그대로 보여 줬다.
노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했던 정태인() 전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달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을 건드리지 말라는) 로비와 압력이 다 386들을 통해서 올라온다 사실 386들은 아는 것도 많지 않고 전문성도 없다고 비판했었다.
장관들은 대통령을 만나 왔다
청와대는 18일 이 회장의 발언 내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태호() 대변인은 권위주의 시대 의사결정 방식인 독대 문화는 없어졌고 모든 의사 결정은 회의체 시스템에서 결정된다며 (이 과정에서) 장관들은 대통령을 아주 자연스럽게 만나 왔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수석비서관들의 개별 보고는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 회장이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려다 보니 너무 튀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무역협회를 통해 해명자료를 내고 참여정부에서는 주로 협의체 회의에서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데 장점이 많고 또한 단점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 독대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나는 독대 보고를 많이 이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석들이 현황 파악만 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과거 정부보다 참여정부에선 (수석보다) 내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