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5가지 키워드로 본 2005한국경제

Posted December. 26, 2005 03:12,   

日本語

지표경기와 체감경기는 따로 놀았고,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1분기(13월) 2.7%에서 2분기(46월) 3.3%, 3분기(79월) 4.4%로 상승했지만 소비자는 회복세를 느끼지 못했다. 전체 취업자의 30%가량이 몰려 있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양극화도 심했다. 지난해에 비해 수출은 12.3% 늘어난 반면 민간 소비는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자영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세업자와 서민층 소비자가 느끼는 경기는 냉랭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올해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3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수입 제품의 단가가 많이 오른 데 비해 국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심해져 수출 제품의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3.83.9%대로 2003년 이후 3년 연속 5%대 미만의 저성장 국면이 이어졌다.

취업난도 여전해 청년층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반기는 집값이, 하반기는 주가가 뛰었다.

상반기엔 서울 강남권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및 용인시 과천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나친 가격 상승은 결국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로 이어졌다. 이후 이들 지역 집값 상승세는 멈췄지만 그렇다고 크게 빠지지도 않고 있다.

하반기에는 코스피지수가 1,300포인트를 넘어섰다. 2가구당 한 가구가 적립식 펀드 계좌를 가질 정도로 적립식 펀드 열풍이 불었다. 국민의 자산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고객이 맡긴 펀드의 돈은 24조27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개인이 주식을 직접 사고팔던 데서 벗어나 자산운용회사에 투자를 위탁하는 간접투자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고유가와 금리 상승.

연초만 해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 머물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6월 27일 사상 처음 60달러를 넘어섰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멕시코 만의 석유시설 피해가 생긴 8월 말에는 10월 인도분 WTI 가격이 70달러를 넘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연초에 배럴당 37달러였지만 8월에는 60달러 선에 이르렀다.

고유가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휘발유가 많이 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줄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유가 상승 등의 외생 변수가 생기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은행 간 초단기 자금거래 때 적용하는 콜금리를 2차례 올렸다. 10월 초 3.25%였던 콜금리가 두 달 만에 3.75%로 올라 저금리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렸다.

입은 있지만 할 말은 없었다.

재계는 올해를 조용히 숨죽이고 지낸 한 해로 기억할 것 같다. 과거의 유산인 대기업과 정치권의 검은 금전 거래 흔적을 담은 X파일이 공개되면서 재계 선두 그룹인 삼성그룹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두산그룹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재계의 쓴소리를 대변하던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에 이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리까지 내놓아야만 했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재계에선 정부에 대해 할말도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룹 회장들의 참석이 갈수록 저조해지면서 재계 총수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월례 회장단 회의는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얼어붙은 분위기 탓에 재계에선 어수선할 때는 조용히 지내는 게 상책이다며 몸을 사리는 기업인들의 모습도 엿보였다.



홍수용 최영해 legman@donga.com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