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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좋다야!

Posted December. 07, 20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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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김형우(28) 씨는 최근 시부야 케이() 음악에 새롭게 빠져들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흑인 음악을 주로 들었던 김 씨는 친구들과 서울 청담동의 클럽 H 등을 다니며 시부야 케이에 익숙해지게 됐다. 김 씨는 얼마 전까지 클럽에서는 힙합음악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시부야 케이 음악만 나오면 클러버들이 환호하며 가볍게 몸을 흔든다며 요새는 클럽뿐만 아니라 카페, 레스토랑에서도 이런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2. 가수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등 발라드 음악을 주로 작곡해온 작곡가 김형석(39)은 최근 프로젝트 그룹 포터블 그루브 나인을 결성했다. 기존의 나긋나긋한 발라드에서 벗어나 시부야 케이 음악을 발표한 그는 재미있는 음악으로 즐겁게 놀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젊은 문화 시부야 케이 강남권 클럽 카페서 인기

가요계에 시부야 케이 바람이 불고 있다. 2004년 3인조 프로젝트 그룹 클래지콰이의 데뷔를 시작으로 시부야음악은 대중들에게 뿌리를 내렸으며 그 후 허밍어반 스테레오나 캐스커 같은 시부야 케이 음악 그룹이 등장했다. 3인조 힙합 그룹 에픽 하이의 경우 힙합과 시부야 케이 음악을 섞어 만든 곡 플라이로 최근 가요 인기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들의 후속곡 파리스는 힙합 듀오 듀스의 전 멤버 이현도가 만든 시부야 케이 스타일의 곡이다.

시부야 케이 음악은 서울 압구정동, 청담동 등 강남권의 클럽이나 카페 등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강남구 신사동 상아레코드에 근무하는 김경숙 씨는 2000년 이후 시부야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주로 20대 중, 후반 여성들이 클럽에서 처음 음악을 접하고 음반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출신의 시부야 케이 뮤지션도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힙합 그룹으로 출발했다가 근래 시부야 케이 음악 스타일을 주로 선보여 온 남성 듀오 엠 플로의 경우 17일 내한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23주 만에 티켓이 매진됐다. 공연을 기획한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엠 플로의 인기가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며 지금도 남은 표가 없냐는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에서도 시부야 케이 음악은 인기다. 일본 출신의 프로젝트 그룹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의 경우 휴대전화기, 화장품, DMB 등 최근 1년 동안 무려 8편의 광고에 음악이 삽입됐다.

얌체 공 같은 음악에 매료 패션도 시부야 스타일로

시부야 케이 음악의 특징으로는 명품 같은 고급스러움 거친 록이나 힙합과 달리 정제되고 통통 튀는 느낌 고급스러운 멜로디와 세련미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시부야 케이 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패션도 시부야 스타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점잖은 세미 정장 스타일 왁스나 헤어젤로 깔끔하게 넘긴 머리 어깨를 가볍게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캐주얼웨어 등을 선호해 힙합 매니아들과는 외양부터 뚜렷이 구별된다.

클래지콰이의 김성훈은 비트(박자)를 쪼개거나 효과음을 넣는 등 통통 튀는 편집으로 새로움을 주는 것이 시부야 음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작곡가 김형석 씨는 기존의 힙합이나 발라드의 경우 네 마디 정도 가면 반복이 많기 때문에 다음 진행을 예측할 수 있지만 시부야 케이의 경우 돌출적인 부분이 많다며 그런 돌발성이 젊은이들로부터 호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부야음악이 보편적 감성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시부야 케이의 음악은 마니아 음악으로 마치 음악을 소장하는 기분이 든다며 대중적 감성을 이끌어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