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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북에 성의 표시?

Posted October. 28, 20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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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묵(사진)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 겸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이 27일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격인 경영전략팀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최 사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측근 경영인으로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비리에 대한 그룹 내부감사를 주도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최 사장이 내부 감사보고서 문건 유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전략팀 사장직의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 회장이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사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직은 계속 맡는다.

현대는 이와 함께 그룹 경영전략팀을 해체하고 회장 비서실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현대는 공식적으로는 내부감사를 총괄해 온 책임자로서 경영정보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본인 의사에 의한 것으로 북한 측의 측근 청산 요구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김윤규 비리 파문 이후 북한과 마찰을 빚고 있는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그룹 차원의 고육책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현 회장은 경영권 간섭 등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왔지만 금강산 사업을 계속 하려면 김윤규 비리 감사를 주도한 일부 고위 임원에 대해 인사 조치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최 사장은 2003년과 2004년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KCC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을 때 현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면서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김윤규 비리 감사를 주도한 뒤 북한으로부터 견제를 받아 왔고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입북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는 최 사장의 사퇴가 김 전 부회장 복귀 신호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 문제는 이제 북한도 더는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매듭이 지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현대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계기는 됐지만 북한의 태도에 따라 앞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뿐 아니라 개성 관광과 백두산 관광 등 현대의 대북사업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현대는 이날 금강산 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현 회장과 이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회동을 11월 초에 가질 것을 북측에 25일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