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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화합-남북화해 위해 역할 하게 될것

Posted July. 28, 20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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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의사를 밝히고 26일 미국 워싱턴 대사관에 나타난 홍석현() 주미 대사는 한국 특파원들과 잠깐 몇 마디를 나눈 뒤 대사관의 공사급 간부 5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위성락() 정무공사, 최종화() 경제공사, 오수동() 공보공사 등이었다.

홍 대사는 특파원들에게도 내 얼굴 좋지 않으냐며 밝은 표정을 지었으며, 오찬 모임 분위기도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고 대사관 관계자들은 말했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그러면서 오찬 모임에서 있었던 홍 대사의 말 한 토막을 전했다. 홍 대사가 지금까지 동서화합, 남북화해를 위해 노력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이런 부분에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홍 대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직책을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홍 대사는 3월 몇몇 특파원들과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간담회를 가졌을 때 햇볕정책에 대한 소신을 언급한 적은 있다. 하지만 26일 오찬 모임에서처럼 동서화합 및 남북화해를 위한 역할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홍 대사의 사의 표명 사실을 보고받고 중요한 시기에 원만하게 업무 수행을 해왔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한 대목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노 대통령과 홍 대사를 이어주는 끈이 이번 일로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 대사는 이날 오찬석상에서 X파일 사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토로하고 아쉬움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사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자금 전달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 것을 자신의 업보이자 허물로 얘기했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홍 대사는 1997년 상황에 대해 깊은 반성을 했고, 이후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3월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1997년 대선 때 나는 이회창 후보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었고, 99년 사건(탈세조사)도 그 인과응보로 보고 있다. 그게 하나의 교훈이 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홍 대사는 지금 X파일에서 거론된 상황은 1999년 탈세혐의로 구속된 이후에 벗고 나온 허물을 겨냥한 것인 만큼 거듭 태어난 나의 지금 실존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