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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젊은 뚱보

Posted March. 29, 200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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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 씨. 28세의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1년 동안의 다이어트를 통해 52kg 감량(130kg78kg)에 성공했다. 정 씨는 올해 초 자신의 다이어트 성공담을 누가 내 살 가져갔나(동아일보사 간)라는 제목의 책으로 냈다. 책에는 정 씨가 뚱뚱한 사람으로서 겪어야 했던 갖가지 웃지 못 할 에피소드와 피땀 어린 다이어트 작전, 성공 후 자기 앞에 펼쳐진 새 세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정 씨는 드문 사례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다이어트를 중도에서 포기하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고, 그러기를 반복한다. 그 와중에 덕 보는 쪽은 다이어트 산업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비만이나 다이어트를 치면 수많은 사이트가 뜨는 것도 그 증거다. 발 빠른 일부 개인병원이 전공과는 상관도 없는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선전하고, 동네마다 헬스클럽이 부쩍 늘어난 것도 그런 예다.

20, 30대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고 한다. 1992년 20대의 8.1%를 차지했던 비만 인구가 2000년 32.3%로 4배 늘어났다는 것. 같은 기간에 30대는 18.8%에서 35.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어림잡아 셋 중 한 명은 젊은 뚱보라는 얘기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영양 상태가 좋아진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젊은 세대의 나태한 생활 습관과 자기 절제력 부족 등이 더 큰 원인은 아닐까.

정 씨는 책에서 다이어트는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와 정신의 게으름을 치유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아침 영어 공부를 했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청소도 귀찮아하던 자신이 일주일에 네 번이나 청소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트레드밀(러닝머신)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고도 했다. 정 씨의 사례는 다이어트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님을 말해 준다. 왜곡된 몸을 바로잡음으로써 병든 마음까지 치유하는 것, 그것이 다이어트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