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북 핵수출 정보, 미국은 정직해야

Posted March. 21, 2005 22:28,   

日本語

북한의 핵물질 수출 의혹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정보 공개에 대해 거짓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북한이 6불화우라늄(UF6)을 리비아에 판매했다는 거짓 정보를 한국 일본 중국에 알려줌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문제의 핵물질을 리비아에 판매한 나라는 북한이 아니라 파키스탄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방한()했던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으로부터 문제의 정보를 받았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북한은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으니, 한반도문제를 담당하는 백악관 실무책임자가 제공한 거짓 정보 때문에 상황이 꼬여버렸다는 주장의 빌미가 생긴 것이다.

미국은 첨단 장비와 정보망으로 북한의 핵 시설과 능력, 그리고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런 미국이 거짓 정보를 제공하면 의도야 어떻든 북핵 논의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미 일각에서는 파키스탄이 미국의 대()테러전 파트너여서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 부분을 은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북한의 핵물질 수출 의혹은 여전히 짙다. 이번 경우에도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전달된 핵물질이 북한산()일 가능성은 계속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우라늄 샘플을 보유하고 있어서 의심이 들 때마다 샘플과 비교해서 핵물질의 출처를 알아낸다고 한다. 미국은 문제의 이 6불화우라늄이 보유하고 있는 샘플 중에는 없는 것이어서 북한산이라고 추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무튼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에 사건의 진상을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북한의 핵물질 확산 여부는 6자회담이 실패했을 경우 대북 제재 강행 여부와 그 수위를 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된다.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북핵 해결 공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