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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대박? 글쎄요

Posted January. 17, 200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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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가격이 최고점에 온 것 아닙니까.(애널리스트)

아닙니다. 2008년까진 수익성이 높을 겁니다.(기업 재무 담당자)

코스닥종합지수가 급등한 17일 오전. 동양증권 정우철() 과장과 SK증권 안홍익() 주임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을 방문했다. 두 애널리스트는 레인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양동기() 부사장과 조윤학() IR팀장에게 1시간 30분 동안 질문 공세를 폈다.

벤처 열풍이 5년 만에 다시 불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코스닥 벤처기업 탐방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벤처 경쟁력 이어질까=최근 중국에 가보니 6만 원대의 싸구려 MP3플레이어가 범람하더군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리는 것 아닌가요.

가격에 대한 정 과장의 질문은 탐방 내내 이어졌다. 현재 수익성은 좋지만 이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

양 부사장은 수요가 충분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응수했다.

이어 안 주임이 지난해 실적과 2005년 실적 전망에 대해 묻자 레인콤 조 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좋진 않아요. 지난해 실적을 감안한 올해 예상 실적은.

이때 양 부사장이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며 조 팀장의 말을 끊었다. 실적 관련 정보를 특정인에게 먼저 제공할 경우 공정공시 위반이 되기 때문.

정 과장은 임대료가 얼마냐, 건물 4개 층을 쓰면 고정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것 아니냐며 비용 부문을 물고 늘어졌다.

조 팀장은 그렇게 자세한 건 모른다며 정확한 숫자를 나중에 뽑아 주겠다고 답했다.

신화는 없다=애널리스트들은 벤처기업에서 신화나 대박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 과장은 독점적 기술력으로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힘들어지면서 벤처기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벤처 열풍의 주역이던 인터넷과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대부분 3년 내 사업을 접었다. 유사업체가 범람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진 탓. 안 주임은 최근 주가가 동반 상승한 기업도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과 줄기세포 관련 기업의 사업 모델이 참신하긴 하지만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

기업도 이 지적에 공감했다. 양 부사장은 산업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탐방 보고서로 옥석 가리기=애널리스트의 탐방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미래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안 주임은 최근 코스닥 기업 탐방 횟수를 늘렸다며 유행처럼 번지는 테마주의 실제 실적이 어떨지를 분석하는 게 탐방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탐방 보고서는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상무는 발로 뛴 보고서에 고급 정보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