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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방폐장 유치를

Posted January. 07, 2004 23:29,   

과학자인 저희들이 학자적 양심을 바탕으로 원전수거물처리장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겠습니다.

서울대 교수 63명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유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강창순 교수,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 등 서울대 교수 7명은 7일 오전 11시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악캠퍼스에 원전수거물관리센터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 뒤 교수 63명이 서명한 건의문을 정운찬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최근 전북 부안군 핵폐기장 사태를 지켜보면서 학자로서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원전수거물시설이 주민 안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과학적 확신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원전수거물관리사업이 매우 중요한 국책사업임에도 18년째 원점에 머물러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국가와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 서울대가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대가 위치한 수도권이 원자력 발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서울대가 원전센터 건립을 위해 기술적으로 최적의 장소는 아닐지라도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검토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자문위원인 강창순 교수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관악캠퍼스 부지는 암반으로 이뤄져 있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수용할 수 있으며 향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 처분에 대비한 지하연구시설 유치에도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부안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필사적으로 시위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면서 과학자로서 원전센터가 정말로 안전하다면 서울대가 모범을 보여 설득하고, 안전하지 않다면 계획 자체를 폐기할 것을 과감히 정부에 건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견 도중 강 교수는 순수한 학자적 양심과 애국심으로 드리는 건의라며 국가와 사회의 큰 짐이 되고 있는 원전수거물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목메어 말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이에 대해 학교 차원에서는 아무런 입장 정리가 돼있지 않지만 교수들이 우국충정으로 건의하는 것이므로 일단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측은 종합적인 검토 결과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등과 논의할 수 있겠지만 지역주민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므로 현 상황에서는 결론을 예단할 수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관할 구청인 관악구청은 성명서를 통해 교수들이 구청과 사전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건의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는 이에 대해 실효성이 전혀 없는 즉흥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쇼가 아니라면 서울대 구성원과 관악구민, 관악산 등산객들로부터 동의를 얻고 발표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전지원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