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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이스라엘에 전면전 선포

Posted June. 13, 2003 22:0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세력인 하마스간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피의 보복 때문에 중동평화 이행안인 로드맵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동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국무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중재단을 예루살렘에 급파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4일 부시 대통령의 중재로 요르단 아카바에서 3자회동을 갖고 로드맵 이행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에 또다시 보복이 오가기 시작하면서 11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버스에 대해 테러를 가하자 12일 이스라엘 헬기가 하마스 지도자를 공격했다. 이날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세력인 지하드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1명을 살해했다. 하마스 또한 모든 무장대원에 대해 이스라엘 공격령을 내리고 이스라엘 내 외국인들에게 출국을 촉구했다. 사실상 전면전 선포인 셈이다.

이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문제는 하마스에서 비롯됐다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평화의 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평화정착을 위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해왔다.

미 국무부는 존 울프 미 국무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중재단을 이르면 14일경 예루살렘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22일 요르단 암만에서 유엔 유럽연합 러시아 대표와 함께 로드맵 이행에 관한 4자회담을 열기로 했다. 로드맵 살리기에 미국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파월 장관은 12일 이집트 등에 전화를 걸어 국제사회가 하마스와 같은 과격단체에 대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2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즉각적인 분쟁 종식을 위해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마무드 아바스 총리가 팔레스타인을 대표함으로써 아라파트 수반은 각종 평화회담에서 소외돼왔으나 앞으로 그의 역할에 따라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느 쪽도 아직까지 로드맵 무효를 선언하지 않았다. 로드맵은 양측의 공존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격퇴와 이슬람 단일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미국 유엔 등이 앞으로 어떻게 하마스를 통제할 것인가가 중동평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