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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싸고 미-불언론 '펜의 전쟁'

Posted February. 12, 2003 22:43,   

언론전쟁은 미국의 선제 공격에 11일 프랑스 언론이 일제히 반격의 포문을 열면서 격화됐다. 일간지 르피가로는 이날 이라크전에 대비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터키 방위계획 협조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동맹국의 팔목을 비틀어 펜타곤(미 국방부)이 미리 입안한 전쟁 계획에 줄을 세우려는 것은 눈꼴 사나운 짓이라며 전쟁은 (미국의) 독단적 명령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르몽드지는 프랑스 혐오증이란 제목의 12일자 사설에서 프랑스를 사담의 뚜쟁이가 되려고 울부짖는 쥐라고 표현한 영국 기자의 투고를 실은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의 행태를 개탄하며 이 모든 게 프랑스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르파리지앵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귀에 대고 늙은 유럽에 전쟁을 선포하라고 조언하는 풍자만화를 실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프랑스 대신 인도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프랑스 조야()의 분노를 샀다. 워싱턴 포스트도 프랑스가 배운 기술이라고는 후퇴와 도망밖에 없다고 비아냥댔다.

뉴욕 포스트는 한술 더 떠 노르망디의 미군묘지에 그들은 프랑스를 위해 희생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잊었다라는 묘비명이 써 있다면서 프랑스인들의 구호인 프랑스 만세(Vive la France)를 본떠 겁쟁이들 만세(Vive les Wimps)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프랑스와 함께 터키 방위계획에 반대한 벨기에의 데르니에외르지는 911테러를 저지른 자들의 국적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였지만 그곳의 석유 펌프는 안전하다며 이라크만 몰아붙이는 미국의 이중 잣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대중지 선은 좀팽이 벨기에인들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데일리 메일도 어처구니없는 배은망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차대전 때 13만여명의 미군이 유럽에서 희생당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의 마리브데일리도 러시아 프랑스 독일의 공동선언을 일컬어 바보 축(Axis of Stupidity)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박제균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