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운용을 부양에서 중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금융연구원이 제기한 이 같은 주장은 삼성 한화 등 민간경제연구소들이 14분기(13월) 경제성장률을 6%대로 추정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데 뒤이은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재정경제부에 제출한 경제동향보고를 통해 금년 중 경기가 회복되면 2004년까지 이어질 것이므로 경제정책 기조를 적절한 시점에서 경기중립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경제는 내수가 늘고 수출이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3.9%, 하반기 5.3%, 연간 4.6%를 기록할 것이라며 물가상승 압력 등은 크지 않으나 그동안 진행된 내수확대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2003년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엔 금리가 연 7.4%(회사채 유통수익률 기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공적자금의 대규모 만기도래를 앞두고 급격히 금리가 뛰지 않도록 믿을 만한 공적자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정부의 공식 입장은 경기과열 우려는 없으며 지금은 경기조절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는 것. 진념()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주 언론사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일부 나무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전체 숲에 농약을 뿌릴 수 없다며 조절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기획예산처가 집계한 1, 2월 중 재정사업 실태조사를 보면 모두 19조6000억원이 집행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조2000억원이 더 투입됐다. 정부는 또 지난주 재정집행특별점검회의를 열어 경제 조기회복을 위해 수출 투자관련 사업과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재정자금을 집중시킨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같은 공식적 입장과 달리 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았던 설비투자액에 따른 법인세 감면 승용차에 대한 특소세 한시적 인하 조치 등을 하반기에 폐지키로 하는 등 경제운용 기조에는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래정 ecopar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