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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스타워즈’ 참여… ‘올드보이’ 오마주 요청 받아”

“韓 최초 ‘스타워즈’ 참여… ‘올드보이’ 오마주 요청 받아”

Posted June. 22, 2022 09:09,   

Updated June. 22, 20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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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이방인 시각으로 미국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저를 찾았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찾는 거 같아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영향도 있겠죠?”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이 앞다퉈 찾는 한국인 촬영감독이 있다. 일찌감치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다지며 한국 촬영 기술을 전파하고 있는 정정훈 촬영감독(52·사진)이 주인공. 그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자신과 K콘텐츠의 위상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화 ‘올드보이’(2003년)를 포함해 박찬욱 감독의 7개 작품을 촬영했다. 2013년 박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를 촬영하며 할리우드에 입성한 뒤 조디 포스터 주연의 ‘호텔 아르테미스’,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언차티드’를 연이어 맡아 대세 촬영감독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 촬영을 맡아 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에 주요 스태프로 참여한 첫 한국인이 됐다. ‘오비완 케노비’는 8일부터 국내에서 공개됐다.

 그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지만 ‘스타워즈’는 이래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자유롭게 찍었고 그게 오히려 강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선 지금도 ‘올드보이’가 전설이어서 참여하는 영화마다 장도리 격투 신을 오마주할 수 있느냐는 요청이 들어온다”며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보다 분위기가 어두운 ‘오비완 케노비’ 촬영 때도 그런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할리우드에서 K콘텐츠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실감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나를 보면 ‘김치’ ‘비빔밥’을 언급하며 인사하던 이들이 이제 ‘오징어게임’과 BTS에 대해 묻는다. 이들의 추천으로 ‘오징어게임’을 봤고 BTS도 현지 스태프와 배우들 사이에서 화제여서 알게 됐다”고 했다.

  ‘제2의 정정훈’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재능을 펼치는 데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영어를 제대로 익힐 것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큰 작품, 작은 작품 가리지 않고 참여하려 한다. 그냥 작품에 몰두하는 게 촬영 철학이라면 철학”이라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