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교육감 직선 10년, 정치성 더 짙어져”

Posted April. 14, 2018 09:55,   

Updated April. 14, 2018 09:55

日本語

 서울시교육감 투표용지에 특정 후보의 기호는 25개 구(區)마다 다르다. 특정 후보가 유리한 번호를 독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주요 이유지만 특정 정당과의 연관성을 제거해 정치성을 배제하려는 것도 한 이유다. 그러나 진보, 보수 성향은 물론 특정 정당과의 친소 관계, 인연 등을 은연중에 부각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김흥주 세명대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와 장치에도 불구하고 직선제 이후 실제로는 정치성이 더 짙어졌다”고 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감 선거 구도가 갈수록 이념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초중고교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정치적 중립인데, 실제 교육감 후보들의 가치관과 비전에서는 너무 뚜렷한 정치 색깔이 담겨 있고 정작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육환경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 경기 남부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어느 지역이나 낙후된 학교 시설이 많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에 대한 불만이 매우 강하다”며 “많은 교사가 ‘우리가 평소 강하게 느끼는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교육감 선거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에 나온 인물 중 다수가 실제 초중고교 교육현장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념을 강조하는 공약을 만들어 낸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교육부 장차관이 주도해서 마련하는 교육 정책보다 교육감이 만드는 정책은 훨씬 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데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제대로 대해본 적이 없는 이들이 교육감 후보의 주를 이루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세형 turtle@donga.com ·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