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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인이지만 ‘42.195km 2시간 25초’ ...케냐 킵초이, 나이키 이벤트서 기록

비공인이지만 ‘42.195km 2시간 25초’ ...케냐 킵초이, 나이키 이벤트서 기록

Posted May. 08, 2017 09:03,   

Updated May. 08, 20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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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가 기획한 ‘브레이킹 투(Breaking 2)’의 첫 번째 실험이 26초 차로 실패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엘리우드 킵초게(33·케냐)는 6일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 원(자동차경주) 서킷에서 열린 레이스에서 42.195km를 2시간25초에 주파했다. 데니스 키프루토 키메토(33·케냐)가 세운 세계기록(2시간2분57초)보다 2분 32초 빨랐다. 킵초게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4월 런던 마라톤에서 달성한 2시간3분05초로 키메토에게 8초 뒤지는 역대 3위다. 킵초게는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2시간8분44초로 우승했다.

 킵초게와 함께 달린 제르세나이 타데세(35·에리트레아)는 2시간6분51초, 렐리사 데시사(27·에티오피아)는 2시간14분10초를 기록했다. 타데세는 하프 마라톤 세계기록(58분23초) 보유자이며, 데시사는 2013년과 2015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다. 이들 3명은 지난해 12월 나이키가 브레이킹 투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일찌감치 낙점한 선수들이다. 킵초게가 ‘주 실험 대상’이며 다른 두 선수는 킵초게의 레이스를 돕는 게 임무다. 이들은 주요 대회 출전도 삼가면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시 나이키는 생체역학, 생리학, 심리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전담 팀까지 구성하면서 “2년 안에 2시간 벽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나이키가 이 프로젝트를 마련한 것은 첨단 운동화 출시와 맞물려 있다. 키메토가 세계기록을 세울 때 신었던 무게 약 230g의 운동화보다 훨씬 가벼운 약 184g의 이 운동화는 깔창에 스프링 역할을 하는 탄소섬유재가 포함돼 있어 ‘기술 도핑’ 논란을 일으켰다.

 킵초게가 키메토의 세계기록을 크게 앞당겼지만 공식 기록은 될 수 없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규정에 애초부터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도로경기(Road Race)’가 아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일반 마라톤 코스와는 달리 선수들은 2.41km의 평평한 트랙을 약 17.5바퀴 달렸다. 또 여러 명의 페이스메이커가 선수 앞에서 뛰며 ‘바람막이’ 역할을 해 주었다. 일부 페이스메이커가 중간에 투입된 것도 마라톤 규정에 어긋났다. 일반 대회에서는 정해진 급수지역에서 보급을 받아야 하는 음료도 운영요원들이 스쿠터를 타고 운반하며 선수에게 주었다. 기록 단축을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환경과 코스에서 달린 대회였다.

 그래도 1시간대 완주 가능성을 보여준 킵초게에 대해 이날 방송 해설가로 나선 마라톤 여자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폴라 래드클리프(44·영국)는 “경이로운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