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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건국 67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광복 70주년 건국 67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Posted August. 15, 20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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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을 맞았다. 1945년에 태어난 해방 동이들이 올해 고희()인 70세가 됐을 만큼 긴 세월이다. 적빈()의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8000달러(2014년)의 경제력으로 세계 13위권 국가가 됐다. 흙 다시 만져보고 바닷물도 춤을 추던 광복의 기쁨과 우리가 온갖 역경을 딛고 이룩한 성취는 언제 돌아보아도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올해 광복절 아침은 자부심에 못지않게 국가 민족의 장래에 대한 우려가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광복 70년은 남북 분단 70년의 다른 이름이다. 분단 이후 일제 치하 35년의 두 배에 이르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민족의 숙원인 통일의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한국 경제는 저()성장기로 진입했다. 동아시아 정세는 100여 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던 시대로 옮겨놓은 듯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총체적 난관이 나라 전체를 덮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가발전의 정체()는 리더십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박근혜 정권은 출범 2년 반이 지나도록 국가적 과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숙한 국정 운영으로 국력을 허비했던 노무현 정권,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임기 내 파행을 거듭했던 이명박 정권과의 잃어버린 세월을 이어가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광복 직후 남한은 최악의 조건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을 필두로 수시로 북한의 침략 위협에 직면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장기집권과 부정선거라는 과()도 남겼으나 고비 고비마다 냉정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625의 공산화 위기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한미동맹을 통해 국가안보를 굳건히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오랜 민족적 과제였던 빈곤 탈출과 경제 발전을 이끌어 한국 경제의 기반을 구축했다. 그는 경제와 국가안보에서 큰 업적을 세워 국민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대통령에 올랐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훼손된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회복하고 신장하는 데는 419혁명과 1987년 민주화운동 등으로 맞선 민주화세력의 공로가 지대했다.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세대의 빛나는 성취와 비교할 때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너무도 초라하다.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힘을 합쳐 맞서기보다는 손가락질을 하기 일쑤일 정도로 사회 분열이 심각하다. 정치인들은 주변 정세의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가기에 무력하기만 하다.

광복 70년에 우리가 놓인 외부 여건은 엄중하기 그지없다. 3대 세습 체제를 구축한 북한은 적화야욕에 핵과 미사일을 양손에 쥔 채 분단 70년을 맞았다. 북한이 대결 정책을 포기하는 일부터 이끌어내야 한다. 한국 외교는 과거의 타성과 안이한 자세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

선진국은 멀리 앞서고 뒤로는 중국의 추격에 바짝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 경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는 한 현상 타개가 요원하다. 창조경제 같은 모호한 목표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서 구체적이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야 한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노동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급속 성장과정에서 큰 몫을 한 대기업도 걸 맞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보여야 사회통합도 가능해진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광복 70년의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관()의 정립이 요구된다. 8월 15일은 이민족의 압제에서 해방된 날이자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다. 건국의 이념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는 오늘의 한국은 가능하게 만든 초석이다. 일제 지배를 벗어나 실질적인 독립을 이룬 날을 기리는 의미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70년 전 광복을 맞아 나라를 세워나갈 때의 절박한 마음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우리 민족의 역량으로 넘지 못할 산이 없을 것이다. 오늘 광복 70년은 당면 과제인 통일과 선진국 진입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