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외제차 추돌에...경차에 탄 4명 모두 숨져

만취한 채 외제차를 몰던 30대 운전자가 앞서가던 경차를 들이받아 경차에 타고 있던 남녀 4명이 숨졌다. 3일 오전 3시 36분경 경북 구미시 선산대로의 한 교회 앞에서 임모 씨(38)가 몰던 아우디 승용차가 앞서가던 아토즈를 추돌했다. 아토즈는 부딪히자마자 펑 소리를 내며 차체 뒷부분에서 불이 났고 도로 옆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아토즈가 완전히 불에 탔고 운전자 주모 씨(35)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3명이 불에 타 숨졌다. 구미경찰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불에 타 나머지 여성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진 점으로 미뤄 추돌 당시 바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 씨의 아우디는 아토즈와 추돌한 이후에도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두 대와 화물차 한 대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다행히 주차된 차에는 탑승자가 없어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당시 운전자 임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54%였다. 임 씨는 목과 허리 등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임 씨를 불러 술을 마시고 운전하게 된 경위와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휴대전화 부품 납품업체 대표인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점에서 한두 잔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운전하게 됐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