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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부를 신랄하게 비판 일 학도병 유서

일본 군부를 신랄하게 비판 일 학도병 유서

Posted April. 30, 201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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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어느 학도병의 유서 전체가 뒤늦게 밝혀졌다.

도쿄신문은 29일 교토제국대학 재학 중 학도병으로 차출됐다가 1946년 B급 전범으로 사형된 기무라 히사오(사형 당시 28세사진)의 유서 내용을 모두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경위는 전하지 않았다.

기무라 히사오는 철학통론이라는 책 여백에 남긴 유서에서 일본 군부에 대해 내가 예측한 대로 나라를 멸망시킨 놈들로 모든 허식을 벗겨보면 사욕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전 육군대장에 대해 군인을 대표하는 자로, 그의 자살(미수)은 무엇인가.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게 일본 군인의 모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군인들이 누린 영화는 모두 국민들의 희생 위에서였다며 노동자 징병자 가족 집에는 아무것도 먹을 게 없어도 무슨 대장이라는 자들의 집에는 고기도 생선도 과자도 얼마든지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천황(일왕)의 명령이라는 것은 군벌의 명령이었다. 다만 이 명령에 안 따르는 자를 처벌할 때만 천황의 권력이라는 게 사용됐다며 군부의 폭주를 허용한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벵골 만 인근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에 육군 상등병으로 주둔했던 기무라 히사오는 원주민 학살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전후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원주민들을 신문할 때 통역만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가 죽기 전 철학 통론에 남긴 유서는 추후 고교 은사에게 전달됐다. 이 은사는 1948년 신조라는 잡지에 어느 유서에 관하여라는 이름으로 내용 일부를 공개했지만 군부를 비판한 내용을 뺐고 일부 내용은 가필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