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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민심에 민주당 천막당사는 없었다

Posted September. 23, 20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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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서울로 돌아온 국회의원들은 추석 민심을 전하기에 바쁘다. 소속 정당에 따라 제 논에 물대기 식의 전언이 많지만 그래도 한 가지 공통점은 찾을 수 있었다. 정치권이 정쟁() 좀 그만하고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신경 좀 써 달라는 주문이었다. MBC와 리서치앤리서치의 20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66.7%)이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23.0%)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온 것도 이런 민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어제 대표와 원내대표, 소속 의원 22명이 만나 추석민심 보고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후 김한길 대표는 민주주의도 중요하고 민생도 중요하다고 실감했다면서 원외 투쟁과 원내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는 야당의 장이다. 국회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모두 원내 활동의 중요성을 얘기한 만큼 정기국회 보이콧이나 식물국회의 우려가 사라졌다는 점은 다행이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오늘로 54일째다. 200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장외로 나가 53일간 사학법 개정 반대 투쟁을 벌인 기간을 넘어섰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예로 들며 정당화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일단 장외투쟁에 나선 마당에 한나라당보다 길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그 때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지금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다수 여당이라도 야당의 동의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임의로 통과시킬 수 없다. 민주당이 비록 소수 야당이긴 하나 국회에서 얼마든지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가 있다. 전 원내대표의 말처럼 야당이 국정감사와 대정부 질문, 예산 심사를 포기하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더 이상 장외투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오늘이라도 당장 천막을 거두고 국회로 돌아가는 게 옳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도 정치 좀 잘해 달라는 추석 민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손뼉도 두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민주당이 국회로 복귀해 국민을 향해 함께 손뼉을 칠 수 있도록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자락을 깔아주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