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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호무역주의 유감 표명 검토 (일)

Posted September. 08, 20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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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재계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측에 유감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코오롱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특허 및 영업비밀 침해로 각각 1조 원 이상의 배상판결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7일 미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최근 우리 기업에 대한 소송이나 세탁기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는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우려를 표시해야 한다는 회원사의 의견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재계에선 삼성전자와 코오롱 소송에서 미국 배심원들과 재판부가 자국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감정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확정된 금액은 아니지만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약 1조1900억 원)와 코오롱(약 1조400억 원)이 물어야 할 배상액은 1995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특허침해 사건 중 10위 안에 드는 막대한 규모다.

전경련과 미국 상공회의소 회원 기업들의 우호 협력을 위한 모임인 한미 재계회의는 매년 두 차례 양국을 오가며 열린다. 이번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다.

한미 재계회의는 지금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 협정 등 포괄적인 주제를 다뤘다. 따라서 이 회의에서 특정 기업의 특허소송에 관한 재계의 의견을 직접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경련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사례를 거론하기보다는 갈수록 높아지는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 문제를 비공식 안건으로 다뤄 보자는 수준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이런 움직임은 재계에서 확산되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반영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외국에서 무역장벽에 부딪쳐 고전하고 있는데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과 정치권은 도우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재계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한국 측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한국위원장), 류진 풍산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와 김황식 국무총리,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고문(미국위원장), 폴 제이컵스 퀄컴 대표, 타미 오버비 미 상의 부회장,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