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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설비반출 허용 5•24제재 풀리나

Posted February. 16, 20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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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대해 신규 설비를 공단에 들여가거나 공장을 개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성공단에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524 대북 제재조치 중 신규 투자 불허는 대폭 완화되게 됐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15일 (개성공단 내) 기존 공장의 정상적 가동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설비의 반출, 창고 개축 등 공장 일부분에 대한 대체 건축은 524조치 내에서 탄력적으로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근로자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추진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기숙사 건설, 3통(통행 통관 통신) 해결, 신변안전 등 개성공단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남측 주재원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개성공단 내 축구장 인조잔디 공사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개성공단 활성화 방안은 10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와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의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를 촉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가 14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한 것과 맞물려 대북 유연성 조치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신규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 공장 신축 등 대규모 투자 확대는 계속 금지되므로 524조치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은 개성공단 공장에서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는 정도의 설비 반출만 승인했으나 앞으로는 생산활동에 필요한 추가 설비의 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공장 개축도 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524조치로 중단됐던 7개 기업에 대해서만 허용했던 것을 대폭 풀어줬다.

또 이미 개성공단 내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건립, 북측 근로자 출퇴근용 도로 보수 작업 등은 진행되고 있다. 524조치 중 하나였던 개성공단, 금강산지구를 제외한 방북 불허도 개성 만월대 복구 등 사회문화 교류를 위한 방북이 허용되면서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북측은 아무 변화를 보이지 않는데도 남측만 524조치를 서서히 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로 524조치 중 신규 투자 금지 부분에서 기존 입주 기업에 대한 제재는 거의 해제됐고, 완전 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며 정부가 524조치를 한꺼번에 해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한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말부터 가동된 개성공단은 그간 남북관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최근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특강에서 개성공단 북측 관계자들이 과거에는 남측 관계자들과 눈 맞추는 것조차 회피했지만 이제는 간식까지 같이 먹는다고 북측의 변화를 소개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