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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권 만행 고발, 이렇게 숨어서 해야하나 (일)

북정권 만행 고발, 이렇게 숨어서 해야하나 (일)

Posted April. 01, 20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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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인근 고막리 문수산 입구에 도착한 박 대표 일행은 바람이 북한 쪽으로 불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회원들에게 각자 임무를 설명했다. 임무를 맡은 회원들은 트럭에서 1달러 지폐 1000장과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DVD 등이 들어 있는 전단 꾸러미를 매단 비닐풍선에 수소가스를 주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박 대표는 한번에 전단 20만 장 정도를 보내는데 대략 400만500만 원이 든다며 회원들도 형편이 어렵지만 3대 세습독재를 일삼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이 일(전단 살포)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6시 10분경 동이 트자 회원들은 전단이 매달린 비닐풍선을 하나씩 하늘에 띄워 날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아도 북한 주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비닐 재질로 제작한 전단은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쪽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 소식을 담고 있다.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이 북한의 식량난을 외면하고 싱가포르에서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관람하며 호화 쇼핑을 즐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를 포격 도발한 사실도 명기했다.

마지막으로 한꺼번에 날려 보낸 5개의 비닐풍선에는 천안함 폭침 주범 김정일, 동포여 일어나라 등의 구호가 붙었다.

박 대표는 북한이 전단 살포 장소를 조준 사격하겠다는 협박에 위축돼 남남갈등이 생기면 그들의 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미리 언론에 알리고 전단을 뿌리면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기 때문에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오늘 전단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날아가는 비닐풍선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던 이들은 전단 살포를 마치 도둑이 물건 훔치듯 숨어서 해야 하는 남한의 현실을 개탄했다. 한 탈북자는 전단 살포현장에 찾아와 반대시위를 벌이는 진보단체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지시한 북한 김정일을 맹목적으로 감싸고 추종하는 하수인들이라며 무슨 권리로 독재와 굶주림에 신음하는 북한 2000만 동포의 눈과 귀를 막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의 도발을 우려해 전달 살포를 막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우리가 북한에 전단을 날리는 것을 지지하지는 못할망정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김일성 생일(15일)을 앞두고 915일 임진각에서 납북자가족모임, 어버이연합 등 20여 개 탈북자 및 보수단체와 함께 대북 규탄대회와 전단을 살포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박 대표는 북한이 뭐라고 위협하더라도 풍향만 맞으면 언제든지 수시로 전단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