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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또 위험해요! (일)

Posted January. 29, 20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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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잠깐만요. 신용카드 발급받으시면 뽀로로 인형 드려요.

25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앞. 자녀의 손을 잡고 뽀로로 얼음나라 대탐험 박람회를 찾은 어머니에게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다가가더니 살며시 팔짱을 끼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너 참 귀엽게 생겼다. 뽀로로 인형 좋아하지라고 물은 뒤 어머니에게는 신용카드 신청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어머니는 팔짱 낀 손을 뿌리치며 화를 냈지만 인형 드리는 건 저희 카드밖에 없다며 거듭 카드를 발급받을 것을 권유했다. A신용카드사의 고객 모집인인 이 여성의 시도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실패로 끝났다. 어머니가 언성을 높이며 강하게 항의하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기 때문이다. 카드모집인은 사람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꼈는지 재빨리 자리를 떴다. 5분쯤 지났을까. 그녀는 같은 장소에 다시 나타나 똑같은 방식으로 박람회 관객에게 카드 발급을 권유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잠잠하던 카드시장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경제활동인구 한 명당 보유한 카드는 평균 4.59장으로 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의 4.57장을 넘어섰다. 2002년 8만7700여 명에 이르던 카드모집인은 2004년 2만 명 수준까지 급감했다가 지난해 카드 발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시 5만 명을 웃돌았다.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금리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카드빚 상환이 일시에 몰릴 경우 제2의 카드 대란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음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고금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저()신용계층군에서 부실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윤정 차지완 yunjung@donga.com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