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다시 시작하겠다는 대통령, 지켜보자

[사설] 다시 시작하겠다는 대통령, 지켜보자

Posted June. 20, 2008 03:03,   

日本語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했고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보지 못한 점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는 국민의 식탁에 오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이 원치 않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대운하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공기업 민영화 괴담을 의식해서인지 민영화 대신 선진화라는 용어를 쓰면서 하나하나 국민 의사를 물어 경영 개선, 통합, 민영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을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표출된 민의()를 수용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100여일 만에 두 번째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도 다짐했듯이 지금으로서는 새 출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과감한 인적 쇄

신을 통해 정부 진용을 다시 갖추고, 국정의 좌표와 궤도 역시 다시 설정해 차근차근 실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명한 대통령이라면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각계 국민의 협조와 응원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이고, 이는 국민과의 참된 소통을 통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고 경제 살리기와 국가 선진화를 이뤄낸다면 오늘의 수치()는 오히려 영광을 위한 거름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사과와 새 출발 의지에 대해 야권은 진정성 없는 정치적 수사라고 비난했다. 광우명국민대책회의는 거짓과 변명으로 재협상을 거부하는 한 국민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정 혼란이 얼마다 더 계속되기를 바라는가. 이는 진짜 민의가 아니라고 우리는 본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국민이나 정치권이나 이제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 이 정부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도울 것은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