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우리 팬들은, 기다려보는 거고요~

Posted December. 27, 2006 03:30,   

日本語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무뚝뚝하던 그도 올해는 속이 많이 탔었나 보다.

축구 천재로 불리는 박주영(21FC 서울).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청소년 대표팀과 성인 국가대표는 물론 K리그까지 휘저으며 신인왕에 올랐고 박주영 신드롬까지 일으켰지만 올해는 별 볼일 없었다.

K리그 베스트11 투표에서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2006 독일월드컵과 도하 아시아경기를 뛰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아시아경기에서는 4위에 그쳤다.

올 시즌을 마친 박주영은 25일 홍명보장학재단 자선 축구대회에는 참가했지만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했다. 지인들은 얼굴에 표정 변화가 없어 태연한 척 하지만 실망감이 컸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병역 특례(월드컵 16강, 아시아경기 금메달)에 이은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목표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해 크게 실망했다는 얘기다.

박주영은 아시아경기를 마치고 대학(고려대 체육과 3학년)으로 돌아가 리포트를 제출하는 등 바쁘게 보냈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과 교수는 박주영이 오히려 더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1학년 때 지도교수였던 그는 아시아경기 직전에 만났을 때보다 심적으로 안정된 느낌이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주영은 안 되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미래를 다시 설계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어 조만간 다시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박주영은 내달 5일까지 휴가를 이용해 경북 대구 집에 내려갔다. 터키 출신인 FC 서울의 신임 사령탑 셰놀 귀네슈(54) 감독을 맞아 돼지해에 다시 도약하겠다는 각오가 새롭다.

경기 출전을 놓고 전임 이장수 감독과 미묘한 갈등도 있었지만 새 감독을 맞아 모든 것을 털고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평가받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주영은 내년 1월 6일 팀 훈련에 합류해 몸만들기를 한 뒤 1월 말에는 귀네슈 감독을 따라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2007년에는 축구 천재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