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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미군 끝없는 충격과 공포

Posted July. 07, 200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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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6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안팎에서는 미군 3명이 잇따라 이라크인의 기습 공격을 받아 숨졌다.

미국과 영국 언론은 미군이 이라크 중부를 중심으로 실시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잔당 소탕 작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기습공격이 오히려 더 거세지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들은 이라크 해방자로서의 자부심에 회의를 갖고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일요일의 무차별 기습=6일 낮 12시반 바그다드대 공대 캠퍼스의 한 카페테리아에서 음료수를 사기 위해 줄을 서있던 한 미군이 몰래 다가와 근접사격한 이라크인에게 살해됐다. 같은 날 오후 9시반 바그다드 인근 아자미야흐에서 순찰 중이던 미군이 무장한 이라크인의 기습을 받고 교전 중 숨졌다. 이날 자정 무렵 바그다드 내 카드히미야 구역에서는 차량에 탄 미군 1명이 수류탄 공격을 받고 숨졌다.

바그다드대에서 벌어진 사건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임시행정부 관리들이 바그다드대 내의 이라크 고등교육부를 방문해 이라크 교육체계 재건에 대해 협의하던 중 발생했다. 이로써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요 전투 종료 선언 후 28명의 미군이 이라크에서 피살됐다.

이에 앞서 5일에는 바그다드국립박물관 앞에서 취재하던 영국인 프리랜서 기자가 이라크인에게 살해됐다.

USA 투데이는 최근의 저격사건은 군사적인 목표를 벗어났으며 일반인에 대해서까지 마구 자행되고 있다고 7일 전했다.

동요하는 미군=미군은 바그다드에 입성할 무렵에는 독재자 후세인을 몰아낸 해방자로서 환영받았지만 이제는 계속되는 기습공격에 공포까지 느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오클라호마 출신의 한 여군(21)은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내가 밤까지 살아있을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털어놓았다고 BBC는 전했다.

또 다른 미군은 페다인 민병대의 공격은 매우 교활하고 은밀하다며 지붕 위에서 불쑥 나타나 저격할 뿐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이용한다고 말했다. 천진난만하게 다가온 어린이들을 따라나섰다가 공격받곤 한다는 것.

여기에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기후에도 방탄복을 벗지 못하는 처지가 미군을 괴롭히고 있다. 한 미군은 끔찍한 상황이다. 이 무더운 날에도 에어컨이 없는 가운데 잠들고 땀투성이가 돼 잠에서 깬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공급받는 물도 고작 1병이라고 털어놓았다고 BBC는 전했다.

또 전쟁 전 14개에 불과하던 이라크의 신문이 미군 진주 후 150개로 늘어났으나 무책임한 헛소문을 퍼뜨려 미군을 실망에 빠지게 하곤 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 신문은 미군의 야간투시경이 여자의 옷 속까지 투시한다고 보도해 미군이 직접 신문사로 투시경을 들고 찾아가 가능하지 않은 일임을 보여주었다는 것. 또 거리순찰을 하는 미군들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전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방송한다는 헛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