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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한국에선 갈곳 없어요

Posted January. 10, 20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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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양육 지원이 거의 없는 사회 여건 탓으로 국내의 장애아 입양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1년 상반기 중 국내 입양기관 수용아 중 장애가 없는 어린이가 외국에 입양된 경우는 1126명, 국내 입양은 967명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장애아 입양의 경우는 외국이 432명인 데 비해 국내는 9명에 지나지 않았다.

2000년도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비장애 어린이의 입양은 외국 1726명, 국내 1668명이었으나 장애아는 외국 634명, 국내 18명이었다.

실태현재 홀트아동복지회 등 국내의 5개 입양기관에서 양부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는 1126명. 이 가운데 370명의 장애아는 대부분 해외로 입양될 전망이다.

장애아를 입양한 양부모들의 입양 동기도 국내외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입양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정이 들어 입양하거나, 유료 위탁을 맡아 아이를 보호하다 양부모가 나타나지 않아 보육원 등지로 옮기게 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입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외국인 입양 부모들은 어린이들의 국적과 피부색, 장애 유무를 떠나 종교적 의무감 또는 박애정신 등으로 입양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입양 저조 원인국내의 장애아 입양이 극히 저조한 것은 장애아에 대한 편견과 제 핏줄만 고집하는 관습에도 원인이 있지만 양육 의료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이 부족해 단순한 사랑만으로는 장애아를 키우기 힘겨운 현실도 한몫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교통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진학이나 취업의 문턱이 정상인보다 훨씬 높다.

96년에야 시작된 정부의 장애아 입양 지원은 중고교 수업료와 입학금 지원, 장애아 입양가정에 매달 50만원의 양육비와 연간 최고 120만원의 의료비 지원이 있지만 실제적인 지원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보건복지부 아동보건복지과 이스란 사무관은 입양시 양부모가 내야 하는 알선수수료(평균 200만원 꼴)를 지원해주는 계획도 세웠지만 예산 심의과정에서 대개 형편이 넉넉한 사람이 양육을 하는데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며 모두 깎이고 말았다고 말했다.

외국의 지원 실태대부분의 선진국은 의료보장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장애아를 부모가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며 입양가정의 경우 상당한 양육비를 보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연령에 따라 345484달러의 기본금과 장애등급에 따른 최고 1500달러의 양육보조금 등 매달 총 2000달러(약 263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뉴욕주도 매달 457600달러의 기본금과 최고 1455달러의 특별금 등 비슷한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등 유럽 국가는 따로 입양에 따른 양육비 지원은 없지만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각종 의료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 양육에 따른 재정 부담이 적다.



조헌주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