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6일(한국 시간) 미국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도발에 모든 수단으로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한 한미 정상의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임과 동시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7일 미 공군에 따르면 6일 저녁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니트맨3 미사일 1발이 발사됐다. 미니트맨3는 음속의 20배 이상 속도로 날아간 뒤 약 6700km 떨어진 태평양 마셜 제도 인근 해상에 낙하했다. 미니트맨3에는 모의 탄두가 탑재됐다고 미 공군은 전했다. 미 공군 관계자는 “미니트맨3의 정확도와 작전 능력을 점검하고, 유사시 본토와 동맹국에 대한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t)’의 효용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올 2월 한국군 관계자들을 반덴버그 기지로 초청해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 과정을 처음으로 참관하게 했다. 이후 미니트맨3를 포함해 모든 수단으로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니트맨3 미사일은 B-52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에 포함된다. 최대 3기의 핵탄두를 1만3000km 떨어진 곳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 반덴버그 기지에서 평양(약 9360km)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 대한 전략적 타격이 가능하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 발발 시 미국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구상을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상’ 어젠다를 구체화하기 위해 임기 내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행정부 내 반대 여론을 수용해 이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핵 선제 불사용은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중국과 인도는 1964년과 2003년 각각 이런 원칙을 천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A3면에 관련기사
About Dong-A 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