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 간 예선 거쳐 결선 오른 10인의 바텐더 최종 우승자 신창호 바텐더, 6월 상해서 열리는 아시아 그랜드 파이널 출전
4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프리빌리지 바에서 열린 ‘원더풀 레이스 코리아 2026’ 결승전에서 ‘더 클래식’의 신창호 바텐더가 우승자로 선정됐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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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3, 2, 1. 제조 시간이 끝났습니다!”
4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프리빌리지 바’에서 열린 ‘원더풀 레이스 코리아 2026’ 결승전 현장. 바람이 거세 다소 쌀쌀했으나 참가자들의 열기로 현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제조 중간중간 심사위원들에게 칵테일의 서사를 설명하거나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는 등 쇼맨십을 발휘했다. 마지막 1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내거나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제조를 마친 바텐더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된 표정으로 잔을 내려놓았다.
‘원더풀 레이스 코리아’는 국내 차세대 바텐더를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스키와 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바텐더’를 지원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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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결승 2차전의 미션인 ‘도플갱어 챌린지’였다. 결승 1차전을 통과한 5명은 한국 식재료와 우드포드리저브를 사용해 10분 안에 창작 칵테일을 완성해야 했다. 특히 무작위로 배정된 하나의 색상 재료를 사용해 서로 다른 스타일의 칵테일 두 잔을 만드는 것이 이번 미션의 핵심이었다. 심사위원 4명은 바텐더의 말과 행동, 재료 선택, 칵테일 스토리 등 모든 요소를 평가했다.
이날 우승은 ‘더 클래식’의 신창호(38) 바텐더에게 돌아갔다. 신 바텐더는 한국과 우드포드리저브 증류소가 위치한 미국 켄터키주의 시차가 약 11시간인 점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서사로 풀어냈다. 한국 스타일의 칵테일 ‘한국의 오후 6시’에는 펌킨 스파이스 시럽 등 미국 재료를, 미국 스타일의 칵테일 ‘켄터키의 오전 6시’에는 생강청과 도라지 진액 등 한국 재료를 담아 두 문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여기에 우드포드리저브를 위해 일하는 양국 직원들에게 건네는 한 잔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우드포드리저브로 만든 바 ‘더 클래식’의 신창호 바텐더의 우승작 ‘한국의 오후 6시’(왼쪽)와 ‘켄터키의 오전 6시’. 한국브라운포맨 제공
신 바텐더가 바텐딩을 시작한 것은 14년 전이다. 20대 중반 무렵 우연히 접한 그래피티의 자유로운 표현 방식에 매력을 느낀 그는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바텐딩을 시작했다. 여러 대회에 출전하며 실패도 겪었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신 바텐더는 “내 칵테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는데 다른 바텐더들을 보면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를 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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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전문학교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데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바 시장이 아직 크지는 않다”며 “한국에서 글로벌 대회를 열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날 우승자에게는 챔피언을 상징하는 특별 제작 반지와 맞춤 정장이 수여됐다. 또 신 바텐더는 오는 6월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아시아 그랜드 파이널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신 바텐더는 “아직 글로벌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인 바텐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최초의 기록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