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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보드 타던 유승은, 메달 딴 다음날 ‘신상’ 선물 받았다

입력 | 2026-02-12 20:30:00


18세 스노보더 유승은이 글로벌 1위 스노보드 제조업체에서 선물 받은 2026~2027시즌 ‘신상’ 보드를 타고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일반인용 보드를 타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차지한 유승은은 슬로프스타일에서는 새 보드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리비뇨의 신데렐라’ 유승은(18)에게 드디어 ‘신상’ 스노보드가 생겼다. 유승은은 지금까지 후원사 없이 부모 도움을 받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떨이 세일’ 제품을 타고 대회에 나섰다. 그러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여자 빅에어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면서 새 보드를 선물 받았다.

유승은은 지난해 12월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무명 선수였다. 이 대회를 포함해 월드컵에 출전한 것도 다섯 번밖에 되지 않았다. 스노보드 제조 업체에서 ‘우리 제품을 홍보해 달라’며 후원에 나설 만한 ‘레벨’이 되지 못했다.

반면 올림픽에서 메달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선수 대부분은 유명 브랜드로부터 ‘다음 시즌’ 출시 제품을 먼저 제공받는다. 이번 올림픽 본선에 나설 정도면 2026~2027시즌 제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유승은이 이번 대회에 가지고 온 보드는 2023~2024시즌 제품이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세 시즌 차이가 나는 구형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승은의 선수 생활을 돕는 어머니 이희정 씨(47)는 딸이 가격 때문에 ‘재고 상품’을 타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유승은은 “아무 상관 없다”며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10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에 이 ‘이월상품’을 타고 나가 백사이드 1440(4회전), 프론트사이드 1440 등 고난도 기술을 연속해 성공하면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설상(바이애슬론, 스노보드, 스키) 종목에서 한국 여자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도 유승은이 처음이다.

유승은에게 스노보드를 처음 가르친 아버지조차도 기대하지 못했던 성과다. 아버지는 딸을 공항에서 배웅하며 “결선만 가도 잘한 거다”라고 격려했었다. 유승은 본인도 메달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빅에어 결선을 끝낸 후 이탈리아 현지까지 응원 온 어머니 그리고 언니 승민 씨(20)와 함께 주변 관광을 다닐 예정이었다.

12일 스노우보드 빅에어에서 첫 동메달로 신상보드 받고 슬로프스타일에서 연습하는 유승은 선수.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그러나 자신도 예상못한 메달을 딴 후 도핑 검사와 공식 인터뷰에 응하느라 자정이 지나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이튿날 유승은은 글로벌 1위 스노보드 제조 업체인 B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B사가 마련한 저녁 행사장에서 유승은은 2026~2027시즌 신제품을 선물로 받았다.

유승은은 이번 대회 때 높이 40m 점프대에서 도약해 공중 연기를 펼치는 빅에어뿐 아니라 슬로프스타일에도 출전한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 테이블, 점프대 같은 다양한 기물을 설치한 코스를 통과하는 기술 난도와 완성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유승은은 12일 공식 훈련 시간에 새 보드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다. 유승은은 13일 슬로프스타일 예선과 14일 결선에 새 보드를 타고 나설 예정이다.

유승은은 “디너 행사에서 외국 인사들과 인사하고 보드를 받아 나오는 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이전에 타던 건 일반인용 보드고 이건 선수용 데크라 확실히 더 좋다. 오늘 슬로프스타일 경기장에서 처음 테스트해봤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리비뇨=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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