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쓰레기‘ 낙엽, 서울서만 한해 3400t 쌓여 지자체 처리 골머리…농가 퇴비-연료로 쓰이기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17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가로수길에서 환경공무직들이 전동 송풍기를 이용해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 2025.11.17 [대구=뉴시스]
한 공무관은 “청소차를 쓰기도 하지만 구에 차량이 많지 않다”며 “낙엽철에는 떨어지는 양이 워낙 많아 대부분 사람이 치운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관은 “빨리 치우지 않으면 미끄럼 사고가 나고 민원이 생길 수 있어 바쁘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시 낙엽만 연간 수천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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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동을 이틀 앞둔 5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가로수길에서 환경관리원들이 전동 송풍기를 이용해 수북히 쌓인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 2025.11.05 [수원=뉴시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서울 시내에는 1618개 도로에 가로수 29만4688그루가 식재돼 있다. 이 가운데 은행나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느티나무, 벚나무 등 상위 4개 수종이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모두 늦가을 대량의 낙엽을 떨어뜨리는 활엽수다.
양버즘나무는 잎 크기가 얼굴만큼 커 한 그루에서 떨어진 낙엽만으로도 도로가 금세 덮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버즘나무는 낙엽이 많아 민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은행나무 잎은 표면에 왁스층(큐티클)이 형성돼 있어 물에 젖으면 미끄럼 위험이 커진다.
나무 한 그루당 연간 10∼20kg의 낙엽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그루당 15kg으로 계산하면, 상위 4개 수종에서만 서울 시내에서 연간 약 3400t의 낙엽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서울시 생활폐기물 발생량(약 1만t)과 비교하면 무게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낙엽은 가볍고 부피가 커 수거·운반·보관 부담은 훨씬 크다.
그러나 서울시 자치구별 도로청소차 보유 대수는 용산 13대, 송파 12대, 도봉 10대, 서대문·금천 각 4대, 관악 2대 등으로 평균 6.88대 수준에 그친다. 도로청소차는 회전솔과 흡입 장치로 낙엽을 모을 수 있지만 차량이 커 골목길과 이면도로는 인력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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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 처리 해법은… “장비 확충 시급”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상 입동인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 낙엽이 떨어져 있다. 2025.11.07 [서울=뉴시스]
김재현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는 “청소 차량을 확충해 즉시 수거하고, 골목길에 맞는 소형 청소 장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며 “퇴비화뿐 아니라 연료화 등 재처리 방식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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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송진호 기자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