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재개 이후 보름만에 또 사고 최저 수심 2.8m, 준설해도 퇴적물 쌓여… 사고 44%가 운전 미숙으로 발생 “수심 조사-항로 표지 등 미흡” 지적… 서울시 “정치권 과도한 공세” 반박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에 정박한 한강버스 3대가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3월 한강버스 시험 운항 기간부터 9∼10월 실제 운항까지 강바닥 걸림 등 총 1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휴먼 에러”, 준설해도 낮아지는 수심도 문제
한강버스는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지만 선착장 충격 사고와 잦은 운항 중단으로 10월 한 달간 승객 없이 시범 운항을 했다. 11월 1일 재개 이후에도 보름 만인 15일 잠실 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선체가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승객 82명을 구조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50분가량 고립돼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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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사고 역시 운전자가 정해진 항로를 벗어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당시 사고 원인을 묻는 질문에 “항로 이탈이고 ‘휴먼 에러(인적 오류)’”라고 답했다. 30년 넘게 선박을 운항한 한 선장은 “진로 이탈, 부표 충돌, 접안 시 충격 등은 기초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한강의 구간별 수심 차이도 사고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항로의 최저 수심은 약 2.8m로 항로 운영 최소 수심 기준을 간신히 충족한다. 하지만 항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수심이 급격히 얕아지는 구간이 많다. 15일 사고 지점 역시 2.8m보다 얕은 구간이었다. 시는 “가을·겨울 갈수기에는 수심이 더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수심 확보를 위해 5월과 8월 두 차례 준설을 실시했다. 그러나 도심 하천 특성상 퇴적물이 빠르게 쌓이고 유람선, 수상스포츠 등에서 유입되는 이물질도 많아 수심 유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직 ㈜한강버스 대표는 17일 열린 사고 브리핑에서 “갈수기여서 (수심이 낮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낮아질 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안전 루트 운항, 시설 미비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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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계적 안전 문제뿐 아니라 수심 조사, 항로 표지, 기본 점검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급하게 시작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한강 수심을 세밀하게 조사해 안전이 보장되는 루트만 운항해야 한다”며 “예측 가능한 위험 요소를 먼저 점검하고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강 활용 측면에서 수상교통 도입은 필요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개선하면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법공학기술연구소장은 “도로 교통이 과부하된 상황에서 해외 페리처럼 수상교통을 도입한 점은 긍정적이며 관광객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며 “다만 안전 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급하게 시행되다 보니 사고가 잦은 만큼, 체계적인 보완이 이뤄지면 활용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고진영 인턴기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