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면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 개최 장소와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018년 7월16일(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5.08.07 헬싱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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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 또한 7일 “실무자들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러 혹은 미-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계기가 마련될 지 관심이다.
휴전에 내내 미온적이던 푸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배경으로 미국이 6일 인도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 온 인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총 50%(상호관세 25%, 추가 관세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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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푸틴과 조기에 만날 가능성 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조기에(very soon) 만날 가능성이 상당하다(good chance)”고 답했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시간가량 푸틴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도 “매우 생산적이었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하며 3자 정상회담 계획안을 설명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그것(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이제 좀 더 휴전에 의향을 보인 것 같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 또한 “미국 측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회담 장소도 합의됐으며 조만간 알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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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릭스 정상은 反트럼프 연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인도와 중국에 대규모 원유를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러시아가 휴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일까지 러시아가 휴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상대 교역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도 (인도처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위해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주요국이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을 벌인 뒤 아직까지도 산발적인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중국 본토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NYT는 “미국의 2차 관세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잡아 온 ‘미국-인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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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