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근 ‘패트리엇 순환배치’ 요청 韓, 수용 조건으로 대체 전력 타진 美 본토 방공전력 등 배치 가능성 2009년 해외 차출 때도 보완 배치… “트럼프 정부, 주한미군 차출 늘듯”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지대공 유도 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배치되어 있다. 2025.03.10. 뉴시스
● “일시적 순환배치 수용 조건으로 보완·대체 전력 요청”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올 2월 말∼3월 초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10여 개의 패트리엇(PAC-2, PAC-3) 포대 가운데 2개 정도를 중동 지역에 일정 기간 차출하는 방안을 우리 군 당국에 요청했다. 약 3∼6개월에 걸쳐 패트리엇 포대의 ‘일시적 순환 배치(temporarily rotational deployment)’를 요청해 와 한미 군 당국이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협의를 거쳐 이를 승인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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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의 한 소식통은 “우리 군 당국은 주한미군 패트리엇 전력의 ‘일시적 순환배치’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보완 또는 대체 전력을 한국에 전개하는 방안을 미 측에 요청했다”며 “현재 한미 군 당국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의 핵심 방공전력의 해외 차출로 초래될 수 있는 대북 방어태세 약화나 전력 공백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한미 군 당국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소식통은 “보완·대체 전력의 종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같은 방공 전력이 될 수도 있고, 공군 전투기 등 다른 종류의 무기체계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종류의 무기체계에 국한하지 않고, 주한미군의 대북 방어태세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보완·대체 전력의 배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에도 주한미군 전력의 해외 차출에 따른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을 배치한 사례가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미국은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1개 대대(20여 대)를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동 배치하는 대신 미 본토에서 F-15와 F-16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을 한국에 순환배치하는 방식으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 바 있다.
● “주한미군 해외 차출 더 잦아지고 규모도 커질 듯”
군 안팎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전력의 해외 차출 규모와 빈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최근 미 국방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으로 하고 동맹국들이 북한, 러시아 등의 위협 억제를 주도하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작성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을 활용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그간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전력의 해외 차출로 인해 대북 방어태세에 공백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데 깊은 공감대를 이뤄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도 주한미군의 대북 억제력을 과도하게 약화시키는 수준으로 해외 차출을 강행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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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