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유영하다 ‘등 부위 화상’…“심각한 수준 아냐” “먹이 따라왔을 가능성…동·서해 2년에 한 번꼴 목격”
전남 광양항 연안에서 향유고래가 지난 8일 장기간 햇빛에 노출돼 등에 화상을 입고 일대를 유유히 떠다니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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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항 연안을 떠돌던 멸종위기종 향유고래가 엿새 만에 넓은 바다로 떠나갔다.
9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쯤 광양항 인근 원유부두(여수와 남해 사이)에서 향고래가 잠수한 모습이 최종 목격됐다.
해경은 향고래가 남해안 넓은 바다로 떠나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재차 돌아올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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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고래(몸길이 15m)는 지난 4일 오전 10시쯤 광양항 연안에서 처음 발견됐다. 해경은 발견 당시 향고래를 남해 쪽으로 유도해 4시간 만에 돌려보냈다.
그러나 향고래는 당일 오후 6시쯤 해경 순찰 중에 또다시 목격됐다. 재출현 이후 닷새 동안 1~2㎞ 반경을 벗어나지 않고 수심 4~5m 연안에 등 부위를 내민 채 유유히 떠다녔다.
그러다 이날 오전 5시쯤 몸을 움직인 향고래는 2시간 뒤 묘도를 지나 원유부두에서 최종적으로 잠수했다.
전남 광양항 연안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여수해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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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측은 깊은 해저에서 생활하는 고래가 얕은 연안에 장기간 있어 화상은 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향고래는 주로 오징어 등을 먹이로 하는데 남해에 서식하는 오징어를 따라 연안으로 들어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향고래는 오징어 등 먹이나 수온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종종 있고 큰 남해안에서 발견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얕은 연안인 광양만 안까지 들어오는 건 굉장히 드물고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고래연구소는 국내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2년에 1번씩 향고래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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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고래는 하루 먹는 양이 수십 톤에 달하는 몸무게에 3%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체별로 차이가 있어 먹이양이 수백 ㎏으로 추정은 되지만 정확한 양은 파악하기 어렵다.
(광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