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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고가 미술품으로…도박사이트 범죄수익 550억 세탁

입력 | 2024-01-22 16:26:00

자금 세탁한 5만 원권 다발 더미. 부산지검 제공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550억 원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해 초호화 생활을 해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22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자금세탁 총책 A 씨(42)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으로 도피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B 씨(35)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B 씨 조직의 범죄수익 550억 원을 자금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2017년 2월경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국내 조직원 등과 16개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그는 도박개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19년 5월 해외로 도피한 후 베네수엘라 국적을 취득해 사이트 운영을 지속해 왔다.

국내 자금관리책 등은 해외 도피 중인 B 씨의 지시에 따라 1일 인출 한도 600만 원인 대포통장 100개로, 매일 6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자금세탁책들에 전달했다.

자금 세탁한 돈으로 구매한 시가 40억 원 상당 초고급 슈퍼카 ‘부가티 시론’. 부산지검 제공

A 씨는 140억 원으로 타이어 회사와 타이어를 구매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차명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164억 원에 매입해 빌딩을 지었다. 3차례 해운대 아파트 구입·판매를 반복하며 27억 원의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83억 원으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도 자금을 세탁했다.

또 40억 원 상당의 초고급 슈퍼카 ‘부가티 시론’과 시가 3억∼6억 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리차드밀’ 등을 사는 등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해왔다.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우환 작가 등의 미술품을 사들이고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가방도 샀다.

범죄수익으로 사들인 피카소 작품. 부산지검 제공

B 씨 가족은 범죄수익을 세탁한 돈으로 산 17억 원 상당의 해운대 아파트에서 살았다.

이 조직에서 자금인출책으로 일한 조직원 C 씨(32)의 부친이자 어업 종사자인 D 씨(60)는 140억 원을 현금으로 받아 지인 등 명의로 어선 및 부동산을 사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으로 A 씨 주거지 등에서 초고급 슈퍼카, 고가 미술품 등을 압수했다. 그의 주거지에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5만 원권 다발 더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은 550억 원의 범죄 수익 중 97%인 535억 원 상당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추징보전 했다.

김보성 부장검사는 “해외 도피 중인 B 씨의 소재와 추가 범죄 수익에 대해 계속 수사해 범죄로는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