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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친윤 김용남 “국민도 저도 속았다” 尹비판에 與 술렁

입력 | 2024-01-14 15:53:00

수원 출마 방문규 전 장관, 한동훈 위원장과의 사진 적극 활용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 “한동훈, 강승규의 동행에 함께해달라”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및 개혁신당(가칭) 입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개혁신당 천하람, 김 전 의원, 허은아, 이기인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뉴스1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80여 일 앞둔 가운데,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되던 김용남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며 탈당한 것을 두고 여권 일각이 술렁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윤석열 마케팅’만으로 총선을 치르는 게 유리한지에 대한 고심도 감지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캠프의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며 “저는 당시 윤 후보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공정과 상식’이 지켜질 것을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며 “저를 더욱 절망하게 한 것은 대통령도 아닌, 대통령의 메신저를 통해 전해지는 지침에 절대 굴복하는 지금의 국민의힘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친윤 그룹에서 활동하며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워온 인사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경기 수원병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 전 의원이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투입에 반발, 일찌감치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공천을 받기 어려운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을 앞두고 나가고 들어올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내각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대통령실 출신을 앞세우는 전략을 택하면서도 이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출신임을 강조하면서도 ‘한동훈 마케팅’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수라는 기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다는 응답은 33%였다. 이는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12∼14일)의 31%보다 2%포인트 오른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한 대통령실 출신 총선 예비후보는 “출마 지역 등에 따라서 윤 대통령을 내세우는 선거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도 쓰겠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필수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대통령실 출신 총선 예비후보도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나 대통령실 출신 경력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간판인 한 위원장과의 친분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병 출마를 준비 중인 방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으로 한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놨다. 방 전 장관은 국민의힘 입당 소식을 알리면서는 한 위원장이 직접 빨간색 재킷을 입혀주는 사진을 활용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예산에 총선 출사표를 던진 강승규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도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이 참석하는 이날 충남 신년인사회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전 수석은 “한동훈, 강승규의 동행에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총선은 원래 당을 중심으로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