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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석유제품 수출 증가율 11년 만에 최고…유가 상승 영향

입력 | 2022-04-26 14:15:00


국내 정유사의 1분기(1~3월) 석유제품 수출량이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1억899만 배럴로 지난해 1분기(9078만8000배럴) 대비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1분기(25.6%)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수출금액 증가율도 22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출금액은 120억300만 달러(14조9737억 원)로 지난해 1분기 61억4600만 달러(7조6671억 원) 대비 95.3%나 늘었다. 2000년의 118.2%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다.

이 같은 수출 증가로 석유제품은 올 1분기 한국의 수출액 순위에서 자동차를 제치고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2020년엔 6위, 지난해엔 5위였다.

석유제품 수출 증가는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석유수요 확대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제재 등으로 1분기 국제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95.6달러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9% 가량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발행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일 석유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0~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기저효과도 있다.

호주가 처음으로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엑슨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이 호주의 공장을 폐쇄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빠르게 수출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 중 호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3.2%로, 중국(12.7%), 싱가포르(12.6%), 일본(9.8%), 베트남(9.1%) 등보다 많았다. 2016~2021년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6월 정부가 경순환유(LCO) 수입 소비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수출량이 대폭 줄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 중 42%를 차지했다. 이어 휘발유(25%), 항공유(13%), 나프타(6%) 순이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항공유 수출은 56.1%나 늘었다. 항공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여행객이 줄어들었다가 최근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