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충돌] 권성동 “거취 결정” 주장 하루 만에 김오수 檢총장, 한줄짜리 입장문 한동수 등 친여성향 검사 거취 주목… 임은정 “계속 가 볼 각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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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사진)이 16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15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거취를 결정하라”며 압박하자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음”이라는 27자짜리 입장문을 냈다. 이를 두고 외부 사퇴 압박이 계속될 경우 검찰 조직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조기 차단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정부가 교체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낼 수 있는 정제된 메시지를 낸 것 같다”며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 대검 간부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제기된 사퇴 주장이 더 힘을 받기 전에 입장을 명확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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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장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주변에 거취 문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 다음 날인 10일 대검 간부회의를 한 차례 주재한 이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한편 윤 당선인과 각을 세웠던 친여권 성향 검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검 안팎에선 윤 당선인의 징계를 주도했던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10일 총장 주재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번 주에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접속하지 않는 등 이상 기류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 감찰부장은 “10일 출근해 만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며 “14일 부산지검 사무감사 때문에 외근을 했다가 대검에 복귀했을 뿐, 이번 주 계속 정상 출근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등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에 대한 감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담당관은 13일 페이스북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았고 버틸 만하니 감사하며 계속 가 볼 각오”라고 했다.
윤 당선인 징계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윤 당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김관정 수원고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윤 당선인에 대한 징계 청구 실무를 담당했던 박은정 성남지청장 등도 현재 정상 출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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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