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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를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66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17일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박정천 당 비서, 김 부부장 등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는 참석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행사의 도열 위치와 호명 순서 등으로 볼 때 김 부부장의 서열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수산 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중앙추모대회 사진에서 김 부부장은 오른쪽 다섯 번째에 도열했고, 노동신문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 중 김 부부장을 14번째로 호명했다.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사이 순서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 교수는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면서 선전선동부 부장이거나, 후보위원이면서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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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은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에 선출됐다고 공식 보도하지 않았다. 17일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사진에서는 김 부부장이 기존 서열과 비슷한 자리인 다섯째 줄 맨 왼쪽에 위치해 공식 서열 상승이라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개최되는 당 중앙위 8기 4차 전원회의에서 김 부부장 지위가 공식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또 김정일 10주기 행사가 끝나자마자 김 위원장의 10년 성과를 부각했다. 노동신문은 19일 “2021년은 위민헌신으로 이어지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혁명 영도의 분분초초가 줄기찬 전진의 원동력이 되고 또 하나의 승리로 아로새긴 뜻 깊은 한해”라고 강조했다. 또 “총비서 동지는 국가 강대성의 상징이며 인민의 운명이고 미래”라면서 충성심 고조 분위기를 띄우는데 집중했다. 김정일 10주기보다는 김 위원장 집권 10년을 부각해 선대의 그늘에서 벗어난 독자적 통치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추모행사에서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김 위원장이 이달 말 전원회의에서 대남, 대미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