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사, 군부 해임 결정에도 "나는 여전히 대사" 선언 군부가 임명한 대사 대행은 3일 사직…국내외 비난 직면
미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이 4일(현지시간) 군부에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 자제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개 조문으로 구성된 공지사항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사관은 “대사관은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표현권을 행사한 시민의 죽음을 인지하고 극도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주미 대사관은 “대사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 국무부 관리들의 성명과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며 “대사관은 미얀마 대표부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고, 대사관 구성원은 미얀마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 불복종운동(CDM)이 전개되고 있다. CDM에는 공무원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군부 쿠데타를 정면 비판하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지지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군부에 저항하고자 구성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에 대한 지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같은달 28일 초 모 툰 대사를 반역 행위를 이유로 해임한 뒤 부대사였던 틴 마웅 나잉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틴 마웅 나잉은 초 모 툰 대사가 군부의 해임 권한을 부인하고 자신에게 비난이 쇄도하자 지난 3일 대행직을 사임했다.
초 모 툰 대사는 국제사회에 NLD 정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나는 여전히 유엔 대사”라며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이자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순회 의장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의 지지를 얻었다고도 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미얀마 군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