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일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장관은 1일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 개인적으로, 정치인의 입장에서 군사훈련이 연기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쪽으로 물꼬를 틀 수 있다면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뮬레이션 정도에서 훈련을 할 수 있을지 여러 검토가 될 것”이라며 “(연합훈련을) 지혜롭게 또 유연하게 풀어 나간다면 상반기 중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가능성은 전혀 꿈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장관이 한미동맹의 핵심이자 남북관계에서 민감한 주요 현안인 한미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 “개인적, 정치인의 입장”을 앞세워 연기를 주장하자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한반도만큼 군사훈련이 중요한 곳이 없다”며 훈련의 정상적 시행을 강조한 바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