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가 새해를 앞두고도 아직 풀지 못한 노사갈등과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7일부터 이틀간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를 벌인다. 이달 1일 첫 합의안이 45.1% 찬성에 그치며 부결되자 노사가 2차례 추가 교섭을 벌여 지난 10일 도출해낸 2번째 합의안이다. 내년까지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 400만 원 지급,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1억9000만 달러 투자 등 기존 내용에 더해 노조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더했다. 투표 결과는 18일 늦은 오후 나올 예정이다.
한국GM은 올해 초 출시한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판매도 호조를 띄며 7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기본급 약 12만 원 인상, 성과급 2000만 원 등 노조의 요구를 두고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고,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3만여 대의 생산차질을 겪으며 연내 경영정상화를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쌍용자동차는 14일이 만기였던 외국계 은행 3곳에서의 600억 원 대출상환이 연체되면서 경영정상화 노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15일(현지 시간) 인도국립증권거래소를 통해 “쌍용차의 채무 600억 원 원리금에 대한 보증을 해오고 있다”고 공시하며 부도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나섰지만, 신규 투자자 유치가 답보상태에 머무르면서 획기적인 경영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11월 완성차 내수판매와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33.2% 줄어드는 등 일감부족으로, 야간조업 없이 주간에만 공장을 가동 중이다. 올해 임단협도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