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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봉쇄하자는 거냐”…‘제주 입도전 진단검사 의무화’ 논란

입력 | 2020-12-16 15:45:00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11.24 /뉴스1 © News1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입도객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갑론을박’이 거세다.

수도권 등 ‘타 지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고 법적인 근거 등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타 지역발 코로나19 막겠다’ 강력한 의지의 표현?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15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최근 여행객과 도외 방문자발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지역전파 차단을 위해 제주 입도객 진단검사 의무화를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의 이같은 발언 배경에는 제주에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항과 항만을 이용한 하루 2만~3만명의 관광객 입도 단계에서 코로나 유증상자를 걸러내지 못하면 통제 불능의 단계가 될 수 있다는 고민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또 제주공항에 발열감시기를 설치하고 워킹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자 식별이 어려운 점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 입도객 진단검사 의무화’는 제주 여행객 등이 자신의 거주지 등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이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소지해 입도하고 제주 공항만에서 방역당국의 요구시 이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제주 방역당국은 ‘음성’ 확인 자료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검사를 받지 않고 제주에 입도하는 경우 ‘제주 여행 중 확진 판정을 받아 피해를 입힐 시 고발조치하고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서를 발부하기로 했다.

입도객 진단검사 의무화는 제주도민에게도 적용해 수도권 등 타 지역을 방문하고 입도하는 경우 3일 이내 검사를 받거나, 14일간 능동적 자가격리를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실행시 ‘전면봉쇄’ 수준…성급한 발표 지적도

입도전 진단검사 의무화가 실행되면 사실상 ‘전면 봉쇄’에 버금가는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차단돼 그 대안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발적인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증까지 지참해서 제주 여행을 하겠다는 관광객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는 이유에서다.

이는 곧 제주 경제의 큰 축인 관광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관광객 입도를 근본적으로 막거나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감염원이 확인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의 70% 이상이 제주 관광객 또는 타 지역 방문 이력이 있는 도민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도가 꺼낸 ‘입도전 진단검사 의무화’ 카드에 수긍하는 도민들도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역학적 연관성이나 증상발현 여부에 관계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사비용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희룡 지사가 ‘입도객 의무검사’ 방침을 발표하면서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만 했을 뿐 법률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논란도 적지 않다.

특히 하루 2만~3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모두 조사할 수 있는 여력도 없는데다 입도전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에도 입도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어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태봉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은 “입도객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시에 점검을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제주 여행객과 도외 방문자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관광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도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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