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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등 우편투표가 합산되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역전당한 지역에서 ‘부정선거’가 일어났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 공화당 개표 감독관이 근거 없는 음모론이 난무한 상황을 개탄했다.
8일 방영된 CBS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은 트럼프 캠프가 집중적으로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지역 개표 감독자들을 찾아가 트럼프 지지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연설에서 “필라델피아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화당 개표감독관 “정당한 유권자 표 집계는 사기가 아니라 민주주의”
이날 방송에서 필라델피아시 개표 감독 책임자 3명 중 한 명인 앨 슈미츠는 “필라델피아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 “선거날 행사한 표(당일 현장투표)든 선거 전에 행사한 표(우편 등 사전투표)든 정당한 유권자가 던진 표를 집계하는 것은 부정도, 사기도 아니다. 그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 펜실베이니아, 개표 오래 걸리는 우편투표 선거 당일에야 작업 가능해 합산 늦었을 뿐
우편 투표의 경우에 우편이 개표소에 도착하면 개표소는 △봉투 뒷면에 투표자가 한 서명을 운전면허증 서명과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투표자의 중복 여부를 체크한 뒤 △겉 봉투를 찢어 투표용지를 개봉하는 사전작업이 필요해 일반 투표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주별로 선거일 2~3주 전부터 선거 당일 집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우편투표 사전 준비 작업을 미리 해놓을 수 있도록 허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주는 미시간, 위스콘신과 함께 투표일 이전에 우편투표의 개표 사전 준비작업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서 선거 전부터도 이들 3개주 선관위는 개표가 오래 걸릴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 바이든 몰표 수상? 원래 민주당 강한 지역
CBS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필라델피아 카운티 개표소에 도착한 우편투표는 약 36만 표였다. 민주당 지지성향이 매우 강항 필라델피아에서는 특히 우편투표의 90% 이상이 민주당원이었다. 필라델피아 지역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될수록 바이든 당선인의 표가 크게 뛴 가닭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에릭 트럼프와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바이든 당선인이 6일 펜실베이니아주 역전으로 대선 승리를 확정짓자 다음날인 7일 필라델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벽한 사기’라며 9일부터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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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의 ‘투표사기’ 주장에 필라델피아 개표소에는 살해위협 전화까지
필라델피아 개표소는 물론 전국 개표소에는 양당원들이 참관해 모든 투표용지를 확인하며 투표 집계가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불법 투표 개표를 중단하라’는 항의가 들끓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근소한 리드가 좁혀지자 5일에는 무장한 괴한 2명이 차를 몰고 개표소로 향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슈미트는 “정말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우리가 합법적인 표는 세지 않고 불법 표를 더하고 있다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들까지 나온다”며 “심지어 개표소로 ‘이래서 수정헌법 2조가 필요한거다’라는 전화까지 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표를 한다고 이런 전화를 받는 건 정말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백악관 대변인 “부정투표” 주장하면서 증거는 “기다려 달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캠프 고문인 ‘개인자격’으로 말한다”며 “미국에서 투표자 신분확인법, 서명확인, 시민권, 주소 등 신원확인을 막는 조치에 반대하는 당은 딱 하나, 민주당”이라며 “우리는 모든 합법적 표만 집계되고 불법적 표는 (배제되길 바란다)”는 트럼프 캠프 측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자 폭스뉴스 진행자는 황급히 “워, 워, 워, 분명히 할 게 있다. 대변인이 불법투표를 뒷받침 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이를 계속 내보낼 수 없다. 대변인이 상대 당이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가져오면 물론 다시 보여드리겠다”며 중계를 끊었다. 이날 폭스뉴스 외에도 CBS, ABC, NBC 등 7개 방송사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이유로 기자회견 중계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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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